이 장면은 해당 중학교 폐쇄회로TV(CCTV)에 그대로 담겼다. 김군은 이날 오전 2교시 도덕 시간 교사에게 “선정적인 만화책을 봤다”며 꾸지람을 들었다. 도덕 교사가 감기에 걸려 자습을 하던 중이었다. 김군은 “성인물이 아니라 여자의 모습이 그려진 삽화가 든 서브컬처(비주류문화) 소설책”이라고 맞섰다. 이에 도덕 교사는 “수영복을 입은 여자 사진은 뭐냐”고 했고, 주변 학생들이 웃었다. 도덕 교사는 김군에게 벌로 20분 정도 얼차려를 하도록 했다. 그리고 다음 시간인 체육 시간이 끝날 때쯤 김군은 운동장에 나가지 않고 혼자 남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포항북부경찰서와 유족에 따르면 김군이 읽은 책은 15세 미만 구독 불가의 소설책이다. 장르는 전쟁 판타지다. 김군의 빈소에서 만난 김군 아버지는 “교사가 표지라도 봤으면 아들에게 ‘성인물을 봤다’며 나무라지 못했을 것”이라며 “물론 자습시간에 소설책을 본 건 아이의 잘못이지만, 교사들의 배려가 있었다면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군은 투신 직전 자신의 도덕 교과서에 유서형 글을 남겼다. 내용은 “무시 받았다. 내용도 똑바로 안 보고 서브컬처를 무시했다. 학교에서 따돌림받기 좋은 조건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살기 싫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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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의 아버지는 “좋아했던 도덕 교사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채 망신을 주고 20분 동안 성인도 하기 힘든 얼차려를 반 전체가 보는 가운데 교탁 앞에서 받았다”며 “체육 시간에 누구라도 한번 교실에 들렀다면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눈시울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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